활동자료

아동기 정신건강 - ADHD 자녀 대하기
  • 201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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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제가 아이를 키우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을까요?”

 

ADHD 자녀를 둔 부모들이 하소연하는 말 중의 하나이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는 양육 방식이 ADHD를 일으키는지 궁금해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로는 양육 태도와 ADHD와의 연관성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지만 ADHD 여부를 떠나 비일관적이고 가혹하게 아이를 대하는 태도나 아이의 마음과 몸에 상처를 주는 학대, 방임 등은 아동청소년의 발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심한 경우 마음의 후유증이 커져 아이들이 다양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ADHD를 가진 아이들은 자주 지적을 받고 야단을 들으며 친구들의 놀림을 받기도 한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나는 안 돼라는 생각이 들어 울적하고 의기소침해지고, 매사에 불안해지기 쉽다. 이런 속상함이 때론 화로 표현되기도 한다. 스스로의 잠재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상처가 깊어져 다양한 문제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 ADHD의 모습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 발달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꼭 도와주어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ADHD는 사실 진단하기가 간단하지 않다. 집중력 검사 하나만으로는 속단할 수가 없다. 그 이유는 ADHD는 단순히 산만한 것만의 문제가 아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태가 같이 겹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ADHD 단독으로 있을 경우는 30% 정도 밖에 되지 않으며, 70%가량은 ADHD 이외에도 우울, 불안 문제, 틱 증상, 학습 장애 등의 다양한 문제들을 동반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함께 수반되어 있을 때 ADHD를 가진 아이가 보이는 모습은 매우 다양하므로 진단과정에서 세심한 전문지식과 임상 경험이 필요하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이유도 너무나 다양한 원인들이 있기 때문에 잘 구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피곤하거나 흥미가 없어도 집중을 못 할 수 있고, 자신의 실력과 맞지 않는 주제일 때에도 집중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또 아이가 심리적으로 우울하거나 불안하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집중을 잘 하지 못하고 산만하다고 해서 ADHD라고 섣부르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같은 이유로 겉으로 보기에 집중을 잘해 보인다고 해서 다른 어려움이 있는 것을 간과해서도 안 될 것이다. 또한 ADHD는 초등학생 때, 청소년기, 어른이 되었을 때의 모습이 모두 다르다는 사실도 알아두면 좋다.

 

ADHD는 전체 아동청소년의 5~7% 가 진단될 정도로 비교적 흔한 상태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비율의 아이들이 있다. 한국의 경우 2006년도 조사 결과에서 대략 6.5%가량이 ADHD로 진단되었다. 이 수치에 근거해 도움이 필요한 아동청소년을 추정한 뒤 실제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의 비율을 보면 대략 11% 정도만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09년도 미국의 ADHD을 가진 아이들이 50%가량 치료받고 있는 것을 비교해 볼 때, 여전히 한국에서는 ADHD가 과소 진단되고 있고, 도움을 받지 못하는 아동청소년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DHD라고 해서 몹쓸 정신병에 걸린 것도 아니고, 신체적 장애와 같이 치명적 뇌 결함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뇌 회로가 일반적인 아이들보다 조금 다르게 작동할 뿐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자. 에디슨, 윈스턴 처칠,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경우도 어린 시절에는 ADHD의 모습이 많이 있었다! 아이들이 ADHD 증상을 보인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인내심과 이해, 꾸준한 치료를 통해 얼마든지 나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ADHD 진단 자체에 회의를 품거나 약물치료에 대한 우려로 부정적인 시각들이 있지만, 한 해 수천 건의 과학적 연구 결과로 ADHD를 가진 아이들을 이해하고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커갈 수 있도록 ADHD라는 방해 요소는 줄이면서 아이 본연의 장점과 잠재능력을 잘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ADHD 아이들은 흙 속에 묻힌 보석과도 같다. 흙을 잘 걷어내어 아이들이 지닌 열정, 에너지, 창조적인 기질들이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출처- 정신이 건강해야 삶이 행복합니다.

저자- 대한신경정신의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