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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 201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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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였다. 아이는 방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낄낄거리고 있었다. DMB를 보면서 친구들과 실시간 채팅을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책상 위에는 가방이 학교에서 돌아온 상태 그대로 놓여있고, 교복도 입고 있는 채였다. 학원에 가려면 빨리 밥을 먹고 나가야 하는데 엄마는 열불이 났다.

 

빨리 옷 갈아입고 나와라. 밥 먹자

 

아이가 건성으로 대답을 하고 그냥 눈을 스마트폰에 고정한 채 오 분이 지나도 나오지 않고 있었다. 참다 못한 엄마가 방으로 들어가 스마트폰을 확 낚아챘다. 아이가 엄마를 노려보면서 말했다.

 

지금 뭐하는 거야!”

 

아이가 눈을 부라리면서 소리를 지르는데 엄마는 섬찟했다. 무섭고 오싹했다. 아이는 엄마에게 달려들어 스마트폰을 다시 빼앗아갔다.

 

왜 남의 물건을 말도 없이 가져가는 거야. 짜증나게!”

 

엄마는 할 말이 없었다. 아니 말문이 막혔다. 적반하장이란 말이 이럴 때 쓰는 것이구나 싶었다.

 

너 도대체 왜 그러는 거니?”

 

엄마의 목소리는 서서히 떨리기 시작했다. 이 떨림이 화가 나서 그걸 견디느라 그러는 건지 무서워서 그러는 것인지, 감정이 치받치는 것은 분명한데 왜 그런 것인지 참 알 수 없었다.

 

몰라! 학원가면 도리 거 아니야! 옷 갈아입게 나가!”

 

아이는 더 크게 소리를 지르고 엄마를 밖으로 내쫓고 쾅하고 문을 닫아버렸다.

 

사춘기가 범인이다.

 

현대사회로 진입하며 더욱이 사춘기의 변화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년보다 소녀의 사춘기 시작이 빠르다. 현재 소녀는 평균 10-11세에 초경을 시작하고 소년의 경우 1-2년 늦게 시작해서 남녀 공히 5-6년에 걸쳐 개인차를 두고 2차 성징의 변화를 마무리한다.

 

인간의 뇌의 20%를 차지하고 있고, 인간이 인간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특성인 판단력, 사고력, 억제력, 상징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뇌의 앞부분인 전두엽이다. 뇌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발달도 더디고 가장 늦게 완성되는 부분이다.

 

전두엽의 기능에는 충동을 억제하고 정확한 사실판단을 하고, 집중을 유지하고, 상황이 바뀌면 거기에 맞춰서 생각의 패턴을 바꿀 수 있는 유연성 등이 포함되어 있다. 청소년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기 쉬운 시기다. 이 역시 아직 뇌의 발달이 더뎌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몸의 벼화로 인해 일어난 일에 대해 과대평가를 해서 이제 엄마가 내게 겁을 먹는구나. 내가 마음대로 해도 되겠다라고 착각을 하고 집안의 폭군이 되는 십대로 돌변할 수 도 있다. 또한 막무가내로 우기고 자기중심적으로 원하는 것만 얻기 위해 고집을 피우는 일이 벌어진다.

 

또 대뇌에서 쾌락이나 보상과 관련한 도파민의 수치가 절정에 다다르는 것도 사춘기 시절이다. 그래서 더 짜릿하고 감각적이고 신나는 어떨 때에는 위험한 행동을 겁 없이 저지르고 그것에 의해 쾌감을 얻는 것에 탐닉하는 일도 이 시기에 벌어진다. 다른 나이 때보다 뇌가 더 많은 보상을 받기 때문에 위험한 행동에 몰입하고, 그걸 즐기고 위험을 감지하고 브레이크를 밟을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된다.

 

이때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먼저 이런 십대의 변화의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한다. 지금 아이는 폭군이 된 것이 아니다. 지금 자기들도 힘들고 당황하고 있다. 엑셀을 밟으면 너무 차가 튀어나가고, 브레이크를 밟아도 제대로 멈추지 않고 좌충우돌하고 있다.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별 일 아닌 일에 눈물이 왈칵 나오고 화가 나고 예민해지는데 그 감정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알 수도 없고 싫을 뿐이다. 그래서 도대체 왜 그래라는 질문에 몰라, 짜증나!”라는 애매하고 불확실한 대답을 하게 된다. 그것은 아이가 부모에게 반항을 하려고, 또 숨기려고 그러는게 아니라 불쾌한 느낌이 차 올라왔지만 아직 이것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또 감정의 수준을 실측할 만한 능력이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하는 말일 뿐이다.

 

둘째, 아직 아이의 마음의 본질은아이. 부모는 그렇게 인식하고 아이를 무서워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도 사실은 자신이 무섭고, 겁이 나는 상황이다. 이럴 때 부모가 먼저 아이를 무서워하게 되면 아이는 자신의 현재를 과대평가하고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할 위험이 있다.

 

셋째, 아직 십대 아이의 전두엽을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한다. 판단력도, 억제력도 미흡하다. 이럴 때 부모가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 적절한 조언과 강하고 단호한 억제적 메시지를 명료하게 전달하고 이를 지켜나가는 부모로서의 권위를 지켜나가는 것이 십대의 질풍노도시기에 후회할 만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넷째, 아이는 지금 자기 마음 안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고 좌충우돌하고 있다. 부모는 자칫 아이가 덩치도 커지고, 목소리도 커지면서 눈을 부라리면 대드니까 사회생활하면서 나의 생존을 위해 맞닥뜨려 싸워온 다른 어른과 동일시 할 위험이 있다. , 정색을 하고 함께 같은 링 위에 올라가 어른들끼리 싸우듯 정색을 하기 쉽다. 풀파워를 내서는 안 된다. 아이의 발달과정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바로 부딪히지 말고 한 템포 쉬면서 그의 목소리와 태도의 공격성과 긴장을 한 두수 이상 낮춰 평가한다. 아이는 곧 가라앉는다. 부모는 서서히 아이의 몸과 마음을 진정시키고, 현실적인 제언을 하며 여에서 함께 가주면서 더욱 섬세하고 운전을 하도록 가이드를 해주는 것이다. 아이와 맞서 싸우고 이기고는 성취감과 승리의 쾌감을 느끼는 부모가 돼서는 안 된다. 아직 아이는 엄마와 아빠에게 의존하고 싶어 하는 아이일 뿐이다.

이런 십대 사춘기의 변화가 앞당겨지고, 뇌의 발달은 늦어지는 것에 의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상황을 이해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아이의 소리 지르기에 맞짱을 뜨고 눌러버리고 싶어지는 부모의 본능을 잘 다스리는 것이 돕는 길이다.



글 하지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출처: 네이버 캐스트